박진근 명예교수-경영전문잡지<현대경영>표지인물(Cover Story기사)

http://www.newmanagement.co.kr/?p=2676
(출처:http://www.newmanagement.co.kr)

박진근 FTA 국내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Feb2,2010at2:07오후|Category: COVER STORY, Featured, 리더&피플|No Comments

자타 공인 ‘국제금융 구루(Guru)’로 평가되는 원로 경제학자 박진근 박사가 FTA 국내대책위원회의 공동위원장으로 2010년 경제계 판도를 다시 짜고 있다. FTA는 합리적으로 활용하면 최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되는 장밋빛 예측과 함께, 잘못 대처한다면 2류 국가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걱정하는 이들 또한 많다. 진실은 무엇일까. 박진근 박사는 FTA는 ‘자극’이라고 한마디로 규정하면서, 불합리한 요소를 제거하고 합리적인 글로벌 스탠더드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라고 강조한다. 이와 더불어 정부의 강력한 이익 재분배와 각 산업분야의 협력과 쇄신의 중요성도 잊지 않고 강조한다.

FTA는 실로 날카로운 양날의 검(劍)이다. 잘 활용하면 승리의 길을 열어주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엔 오히려 자신을 해칠 수도 있는 흉기가 될 수도 있다. 장장 두 시간에 걸친 인터뷰를 통해, 박박사는 또한 절대 잊어서는 안될 두 가지 어젠다를 제시했다. 첫째는 ‘Cool Heads, but Warm Hearts’ 즉, 냉철한 머리와 따뜻한 가슴을 가지라는 것이요, 둘째는 ‘자국민에 대한 따뜻한 배려’다. 이것이 바로 경제학자의 두가지 책임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G20의 의장국으로 국제사회에서 더욱 위치를 공고히 하는 이때에 최선진국의 길을 제시하는 박위원장의 외침이 귓가를 맴돈다.

FTA는 전략적인 경제정책이다
New Management(이하 NM): 위원장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또 위원장님께서 역점적으로 추진하시는 FTA에도 복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한·미 FTA에 이어 한·EU FTA, 한·인도 FTA 등 지금 FTA가 속도감 있게 이뤄지면서 경제계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럴수록 FTA 국내대책위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FTA 국내대책위원회의 활동에 대해서 간단히 말씀해 주십시오.
박진근 FTA 국내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이하 박위원장): 잘 아시듯이 FTA 국내대책위원회는 FTA와 관련된 대내적 문제를 해결하고 FTA를 통해 국가의 이익을 증대시키며 혹시 있을지 모르는 경제적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민·관기구입니다. FTA가 계획될 때부터 위원회에서 많은 보완대책을 마련해 왔고 민간의 의견수렴도 다각적으로 진행해 왔습니다. 또한 특별히 선별된 최고의 연구 인력으로 지난 수년간 FTA를 철저히 연구해, 국내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이익을 극대화시키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NM: 흔히 FTA 하면 특정 기업이나 산업분야는 막대한 이익을 얻고 상대국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분야는 많은 피해를 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FTA에 대하여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기도 하는데요.
박위원장: 그런 말씀을 들을 때마다 바른 홍보와 교육을 통한 국민들과의 소통의 필요성을 절감하곤 합니다. 사실 FTA는 결코 특정 산업이나 계층을 희생시키는 정책이 아닙니다. FTA로 인해 국민경제의 규모 자체가 커짐으로써 내부적으로 타격받는 부분을 보완하고 보상받을 수 있는 매우 전략적인 경제정책입니다.
FTA는 특정분야만 이익을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먹을 전체 빵덩어리가 커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FTA를 통해 국내 총생산을 늘리고, 국내 산업수준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서 우리기업의 경쟁력을 더욱 제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NM: FTA문제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닌 걸로 알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장의 개척과 거대시장의 선점을 위해 다른 나라들도 빠른 행보를 보이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박위원장: 맞습니다. 사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세계적인 FTA경쟁에서 뒤처지면 주요 수출시장을 상실하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이제 FTA는 어느 국가를 막론하고 신속히 시행되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현재 상황 하에서는 한·미 FTA보다 한·EU FTA가 먼저 시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한·EU FTA로 인해 우선 기계부품과 원자재 부문에 충격이 갈 수도 있지만 이를 잘 극복해가는 지혜를 더욱 모아야 할 때입니다.
현재 우리의 경제상황을 볼 때 각종 원자재의 수입의존도가 커 수출증가 없는 내수증대만으로는 곧 국제수지 악화에 직면하게 됨으로써 내수성장은 계속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계속적 경제성장을 위해선 그 성장이 수출주도형이어야만 합니다. 이를 위해선 FTA가 결정적 역할을 해주어야 합니다.

FTA는 자극(刺戟)이다
NM: 성공적인 FTA를 위해선 기업과 국민 그리고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FTA를 관장하는 정부의 합리적이고 친기업적인 마인드가 잘 발현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박위원장: 잘 지적했습니다. FTA는 궁극적으로 대내적 소득 재분배의 문제입니다. ‘FTA국내대책위원회’의 ‘국내’라는 의미가 바로 FTA의 열매를 국내에서 합리적으로 재분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합리적인 FTA의 소득 재분배를 위해선 필수 요소가 바로 강력한 정부입니다. 강력한 정부의 주도로 FTA수혜기업들의 막대한 이익이 합리적으로 피해분야에도 분배되어야 할 것입니다.

현재 시행중이거나 준비중인 많은 FTA가 더욱 중요한 것은 향후 계획된 FTA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현재 시행중인 FTA의 수혜가 국민에게 고루 돌아가고, 나라경제를 잘 살려야 국민들이 믿고 정부의 정책을 지원해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루과이라운드 같은 경우엔 차후 철저한 관리감독이 잘 되지 않았기 때문에 실패했습니다. 그래서 국민들이 정부를 불신하는 결과를 낳게 된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 FTA피해 보상에 관련된 법이 합리적으로 개정, 보수되어야 합니다. 이는 현재 국내 정예 인력이 총동원되어 후속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FTA 보완대책은 미리 법제화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국회내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초당적 협력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NM: FTA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많은 과제와 기업의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FTA에 임하는 우리 기업들의 자세에 대하여 말씀해주신다면.
박위원장: FTA피해 분야와 경쟁우위가 없는 분야에 대해선 물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국제통상규칙에 맞는 합리적인 보호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정부가 모든 산업 분야와 기업을 도와주길 기대해서는 안됩니다. 정부는 경쟁력을 기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뿐 스스로 경쟁력을 높이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접근하는 것은 기업의 할 일입니다. 그야말로 능력있는 기업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NM: 어떤 경제정책이든 다 그렇겠지만 FTA 또한 완전한 두려움의 대상도 아니고 또한 100% 경제의 번영을 보장하지도 않습니다. 수혜를 보는 기업이 있다면, 어떤 부분에 유의해야 할까요.
박위원장: FTA는 마냥 두려운 일도 아니고 마냥 장밋빛도 아닙니다. 미국과 같은 거대시장에서도 관세인하로 인한 수혜는 영원하지 않습니다. FTA로 인한 가격경쟁력의 이점은 2~3년이 고작일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경쟁상대국가 또한 언젠가는 우리의 시장과 FTA를 맺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FTA는 모든 경제문제를 다 해결해 주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경제여건을 바꾸어 주는 기회이며 경제성장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입니다.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우리가 FTA의 수혜를 입는 동안 피해를 보는 분야가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야구경기에서 희생타를 통해 자신은 아웃되더라도 팀에 우승의 메달을 걸어주었다면 그 선수에게는 더 큰 박수를 쳐주어야 합니다. 아웃될 것을 알면서도 스스로 인내하고 더 큰 승리를 위해 자신을 희생할 줄 아는 정신이 더 고귀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축구 게임을 할 때도 공격 못지 않게 수비에게도 찬사를 보내주어야 하듯이, 이와 마찬가지로 FTA를 맺는데 희생을 해준 산업분야에도 응당한 보상과 더 큰 혜택을 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 자세한 내용은 월간현대경영에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2010. 2월호
글 | 이양은 기자
Copyright ⓒ 월간현대경영 www.newmanagement.co.kr